위고비, 마운자로 같은 비만 신약을 둘러싼 질문은 대개 하나로 모인다.
“그래서 부작용이 있다는 건가, 아니면 하는 게 좋다는 건가?”

답부터 말하면 이렇다. 부작용은 있다. 그러나 어떤 사람에게는 그 부작용을 감수할 만큼 이득이 훨씬 크다. 반대로 어떤 사람에게는 굳이 감수할 이유가 없는 약이다. 이 약은 무조건 위험한 약도 아니고, 누구나 맞아야 할 만능 회춘 주사도 아니다. 핵심은 “내가 이 약을 쓸 만한 몸인가”다.

이 약들은 GLP-1이라는 호르몬의 작용을 흉내 낸다. 쉽게 말해, 뇌와 위장에 “이제 그만 먹어도 된다”는 신호를 강하게 보낸다. 음식이 위에 오래 머물게 해 포만감을 늘리고, 식욕을 줄인다. 그래서 체중이 빠진다. 그런데 최근 연구들이 주목하는 지점은 단순한 감량이 아니다. 체중이 줄면서 혈당, 혈압, 지방간, 수면무호흡증, 심혈관 위험까지 함께 개선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일부 대규모 임상에서는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낮춘 결과도 나왔다. 그래서 이 약은 더 이상 단순한 “살 빼는 약”으로만 불리지 않는다. 몸의 대사 시스템을 다시 조율하는 약에 가깝다.

문제는 대가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메스꺼움, 설사, 구토감, 더부룩함 같은 소화기 증상이다. 약이 위 배출을 늦추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포만감은 커지지만 속은 불편해질 수 있다. “조금만 먹어도 배부르다”는 장점이 “조금만 잘못 먹어도 울렁거린다”는 단점으로 바뀌는 것이다.

더 민감한 문제는 외모다. 체중이 빠르게 줄면 얼굴살도 빠진다. 볼이 꺼지고, 눈 밑이 퀭해지고, 턱선이 늘어질 수 있다. 이른바 ’오젬픽 페이스’다. 건강검진 수치는 젊어지는데, 거울 속 얼굴은 늙어 보이는 역설이 생긴다. 약 자체가 얼굴을 늙게 만든다기보다, 급격한 체중 감량이 피부 탄력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진짜 중요한 부작용은 근손실이다. 살이 빠질 때 지방만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근육, 수분, 뼈를 포함한 제지방도 함께 줄 수 있다. 체중계 숫자는 내려가지만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이 같이 빠지면 몸은 약해진다. 특히 중년 이후, 노년층에게 근육은 단순한 몸매가 아니라 생존 인프라다. 낙상 위험, 혈당 조절, 회복력과 직결된다. 그래서 이 약을 쓰는 사람에게 단백질 섭취와 근력 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보험이다. 약만 맞고 누워 있으면 “날씬한 허약체”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위마비나 담석 같은 공포는 어떨까. 경계는 필요하지만 과장도 많다. GLP-1 계열 약물은 원래 위 배출을 늦추는 약이다. 그래서 더부룩함이 흔하다. 하지만 이것이 곧바로 위장이 완전히 멈추는 병적 위마비를 뜻하지는 않는다. 담석 역시 약 자체의 독성이라기보다 급격한 체중 감량 과정에서 따라올 수 있는 문제에 가깝다. 중요한 것은 증상이다. 칼로 찌르는 듯한 복통, 지속적인 구토, 식사를 못 할 정도의 불편이 있으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흔한 부작용”과 “위험 신호”는 구분해야 한다.

또 하나의 현실은 중단 문제다. 이 약은 한 번 맞고 끝나는 약이 아니다. 끊으면 식욕이 돌아오고 체중도 다시 늘 수 있다. 이를 두고 “약에 의존한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비만을 만성질환으로 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고혈압약을 끊으면 혈압이 오르고, 당뇨약을 끊으면 혈당이 오른다. 그것을 중독이라 부르지 않는다. 관리라고 부른다. 비만도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라면, 장기 사용 자체가 이상한 일은 아니다. 다만 목표 체중에 도달한 뒤에는 용량을 줄이거나 투여 간격을 조정하는 유지 전략이 필요하다.

결론은 세 부류로 나뉜다.

첫째, BMI 30 이상이거나 BMI 27 이상이면서 당뇨,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수면무호흡증, 심혈관 위험이 있는 사람. 이들에게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미용 약이 아니라 치료제다. 메스꺼움과 근손실 관리라는 숙제가 있어도, 얻는 이익이 크다. 이 구간에서는 “할까 말까”보다 “어떻게 안전하게 할까”가 더 중요한 질문이다.

둘째, 정상 체중에 가까운데 단지 몇 킬로그램 더 빼고 싶어 쓰려는 사람. 이 경우에는 계산이 달라진다. 얻는 것은 옷태와 만족감일 수 있지만, 치러야 할 비용은 소화기 부작용, 근손실, 얼굴 꺼짐, 장기 복용 부담이다. 의학적 필요가 약하다면 위험 대비 이득도 약하다. 이 약을 다이어트 보정 앱처럼 쓰기에는 몸이 치르는 값이 작지 않다.

셋째, BMI 27~30 사이에 있으면서 내장지방, 지방간, 가족력, 경계성 혈당·혈압이 있는 사람. 여기가 회색지대다. 아직 큰 병은 아니지만, 몸은 이미 경고음을 내고 있다. 이 경우에는 의사와 함께 숫자를 보고 결정해야 한다. 체중, 허리둘레, 혈당, 간 수치, 혈압, 가족력, 생활 습관을 놓고 따져야 한다. “남들도 하니까”가 아니라 “내 대사 상태가 이 약의 이득을 받을 정도인가”가 기준이어야 한다.

그러니 위고비와 마운자로에 대한 가장 정확한 답은 이것이다.
부작용은 있다. 하지만 비만과 대사질환 위험이 큰 사람에게는 부작용보다 이득이 클 수 있다. 반대로 건강한 사람이 미용 목적으로 쓰기에는 꽤 비싼 도박이다.

이 약은 기적도 괴물도 아니다. 강력한 도구다. 칼이 요리사가 들면 조리 도구이고, 무턱대고 휘두르면 흉기가 되듯, 이 약도 누구의 몸에 어떤 목적으로 쓰이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살을 빼는 시대는 이미 왔다. 이제 진짜 질문은 바뀌었다.
무엇을 빼고, 무엇을 남길 것인가.

※ 이 글은 정재훈 저 『건강 구독 사회: 약과 영양제로 몸을 튜닝하는 시대』(에피케)의 일부 내용을 발췌해 신문 게재 형식에 맞게 편집한 것입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도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